
아이가 태어난 기쁨도 잠시, 소아과 전문의로부터 '잠복고환' 또는 '수신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부모의 마음은 순식간에 무거워집니다. 생소한 진단 앞에서 자연 회복을 기다려야 할지,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의 강의를 바탕으로 핵심 정보를 정리합니다.
잠복고환이란 무엇이며, 고환고정술은 언제 받아야 할까?
잠복고환이란 고환이 정상적인 위치인 음낭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 내부나 서혜부 등 중간 경로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미하강 고환'이라는 표현도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고환은 원래 신장 근처의 높은 위치에서 발생하여 '고환 길잡이'라는 구조를 따라 음낭까지 서서히 내려오게 됩니다. 이 하강 과정에 어떤 이유로든 문제가 생기면 잠복고환이 됩니다.
발생 빈도는 생각보다 높습니다. 조산으로 태어난 신생아에서는 최대 45%까지 보고될 만큼 흔하고, 만삭 신생아에서도 약 1~4.6% 수준입니다. 다만 영아기에 자연 하강이 이루어지는 겨우도 있어 생후 1세 무렵에는 유벼률이 0.7~1%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부모가 헷갈리기 쉬운 개념으로 '견축고환(퇴축고환)'과 '활주고환'이 있습니다. 견축고환은 거고근 반사에 의해 고환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손으로 당기면 음낭까지 내려오고 일정 시간 유지됩니다. 반면 활주고환은 손으로 당겼을 때 음낭에 위치하지만 손을 놓는 순간 즉시 음낭 상부로 올라가는 상태입니다. 활주고환은 잠복고환과 병리학적 변화가 동일하기 때문에 잠복고환에 준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견축고환의 약 3분의 1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이차성 잠복고환(상승고환)'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견축고환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안심하고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가이드라인은 사춘기까지 매년 정밀 추적 관찰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치료의 핵심은 고환고정술입니다. 음낭까지 내려오지 못한 고환을 찾아 길이를 연장한 뒤 음낭 내에 고정하는 수술로, 성공률은 90% 이상입니다. 고환이 복강 깊숙이 위치한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비교적 낮은 위치에 있는 경우는 서혜부나 음낭 근처를 절개하여 고정합니다. 수술 후 흉터는 1~1.5cm 수준으로 작아 성장 후에는 거의 눈에 띄지 않으며, 당일 퇴원이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고환고정술의 시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비뇨의학과 가이드라인은 생후 1세 이전 수술을 권고하며, 늦어도 18개월 이전에는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술 시기가 빠를수록 불임과 고환암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축적되면서 권고 시기는 점차 앞당겨져 왔습니다.
잠복고환이 초래하는 불임·암 위험,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잠복고환을 단순히 '고환 위치 문제'로 가볍게 여기면 안 됩니다. 방치할 경우 비정상적인 생식세포 발달, 불임, 고환암 발생이라는 세 가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생식세포 발달 문제부터 살펴보면, 고환에서 정자를 만드는 세포들은 단계별로 성숙합니다. 신생아기의 생식세포는 생후 3~9개월 사이에 '으뜸 정조세표'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후 3~4세에 1차 정모세포, 약 10세에는 정세포로 변환되어 정자 형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잠복고환 상태에서는 음낭 외부의 높은 체온 환경(음낭의 정상 체온은 33~34도로, 중심 체온 36도보다 낮습니다)에 노출되어 이 단계적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정조세포로 변환되어야 할 세포들이 '지연 생식세포'로 남게 됩니다. 정상이라면 세포 고사를 통해 제거되어야 할 이 이상 세포들이 잔류하면서 '제자리 생식세포 신생물'로 변환되고, 이것이 고환암의 전구 물질이 됩니다.
고환암 발생 위험은 정상인에 비해 2.5배에서 최대 8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춘기 이전에 고환고정술을 받더라도 발생 위험은 여전히 2~3배 높은 수준입니다. 고환암 환자의 약 10%는 과거 잠복고환 병력을 가지고 있으며, 정상피종과 비생식세포종 같은 고환암이 잠복고환과 특히 관련이 깊습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송상훈 교수는 어린 시절 양측 잠복고환으로 고환고정술을 받은 26세 남성이 양측 고환에 종양이 발생하고 무정자증까지 확인된 사례를 소개하며 조기 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불임 위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측 잠복고환의 경우 정상적으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확률이 약 65%에 그치는 반면, 한쪽만 잠복고환인 경우는 약 90%, 고환이 모두 정상 위치에 있는 경우는 약 93%로 보고됩니다. 고환고정술을 생후 1세 이전에 시행했을 때 향후 아버지가 될 확률이 가장 높았다는 연구 결과는, 치료 시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뒷받침합니다.
수술 후에도 고환암 위험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므로, 가이드라인은 잠복고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사춘기 이후에는 유방암 자가검진처럼 고환 자가검진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것을 권장합니다.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 변화가 느껴지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소아 수신증의 원인과 치료 시점, 기다려도 되는 경우
수신증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내려가는 통로가 어딘가에서 막혀, 소변이 신장 내부에 고이면서 신장이 팽창하는 상태입니다. '물이 찼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소변이 고인 것입니다. 막힌 위치에 따라 신장만 팽창하는 수신증이 될 수도 있고, 요관까지 함께 팽창하는 수신요관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신생아 수신증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신우요관이행부 폐쇄증'입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모이는 공간인 신우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요관으로 이어지는 부위가 선천적으로 좁거나 기능적으로 막혀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부위는 원래 생리적으로 좁아서 요로결석도 잘 걸리는 곳입니다. 이 외에도 이상 혈관이 요관을 압박하거나, 요관 내부의 작은 혹, 또는 종양 치료 과정에서 요관이 손상되는 이차성 원인도 있습니다.
신생아 수신증의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선천성 거대 요관'입니다. 요관 직경이 7mm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를 의미하며, 역류성, 폐색성, 혼재성, 특발성 등으로 분류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선천성 거대 요관의 약 80%는 폐색도 역류도 없는 1차성으로, 소변은 정상적으로 빠지면서 단순히 요관 용적만 커진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는 약 85%에서 저절로 호전되거나 안정 상태를 유지합니다.
수신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즉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산전 초음파에서 발견된 수신증의 상당수는 출생 후 자연 소실됩니다. 소변이 막힘없이 잘 빠져나가는지 확인하는 신주사 검사(핵의학 검사)에서 10분 이내에 절반 이상의 소변이 배출되면 폐색이 없다고 판단하고 경과 관찰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신기능이 점점 저하되거나, 초음파 검사에서 수신증이 악화되거나, 반복적인 요로감염이 발생하거나, 요로결석이 생기거나, 옆구리 통증 같은 증상이 지속될 때입니다. 신생아기부터 신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거나 수신증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조기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은 좁아진 신우요관이행부를 절제하고 성형하는 '신우성형술'로, 최근에는 복강경 및 로봇 수술로 시행하여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릅니다.
요관이 심하게 늘어난 선천성 거대 요관의 폐색성 경우에는 요관을 축소한 뒤 방광에 새로 이식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적인 단일 검사 방법이 아직 없으므로, 기능 검사와 초음파 추적 검사를 종합하여 전문의가 치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생아 잠복고환과 수신증은 모두 비뇨의학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선천 이상입니다. 잠복고환은 생후 1세 이전 고환고정술이 핵심이며, 수술 후에도 고환 자가검진을 이어가야 합니다. 수신증은 경과 관찰로 자연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기적인 추적이 필수입니다. 진단을 받은 즉시 전문의와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WzIWcenk8sc&t=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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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잠복고환과 수신증이라고? /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송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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